신앙 이야기/교회 이야기

평택 단상

junihome 2012. 12. 24. 23:55

聖誕하신 예수님이 어디에 계실까? 물론 누구를 막론하지 않고 함께하시겠지만 가장 먼저 찾아갈 사람들은 약자들이라고 생각했기에 평택을 찾아갔습니다. 소도시 베들레헴의 마굿간 여물통에서 태어난 예수님이라면 어울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듣는 이 없는데 외쳤습니다. 사실, 그 한 분만 들어주셔도 충분합니다. 송전탑을 향하여 ‘상록수’를 부르는데 입에서는 가사를 발음하면서 마음속에서는 한숨이 나오더군요. 가사 중에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는 부분에서...... ‘80년의 봄’ 때 스물여섯 살이던 내가 서울역 앞에서 김민기 노래를 부르며 데모를 했었는데 삼십 이년이 지난 지금도 또 다른 김민기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평화가 통치이념인 세상을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설교자가 인용한 말씀이 딱 맞습니다. “교회는 중립이 없다. 교회는 항상 편드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누구를? 약자를.” 교회는 악한 것을 편들면 안 되지만, 약한 자는 항상 편들어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왜 가난한 자, 병든 자, 창녀, 세무공무원, 전과자와 함께 하셨겠습니까? 왜 수도 예루살렘에서 활동하지 않으시고 시골 가버나움을 활동의 본거지로 삼으셨겠습니까? 한국교회가 있어야 할 곳, 함께 있어야 할 사람을 제대로 찾기를 기도합니다.

 

2012년 1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