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2010년 8월 12일
낙태를 근절하자고 외치면서 동료 의사들을 고발까지 한 이유에 대하여 여러 주장들을 들었습니다.
1. 저출산을 해결하는 방편으로 여성으로 하여금 낙태를 못하도록 하여 차후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싶어서.
2. 낙태 이슈화로 개인적인 색깔을 부각하여 향후 정치적인 출세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여.
3. 자신이 낙태를 못하게 되니 다른 의사들도 못하게 하자는 못 먹는 밥에 잿밥 뿌리는 심정으로.
4. 여성의 인권을 짓밟고 남성 위주의 보수 기득권 사고에 찌들어 있어서.
5. 고루한 종교적 신념과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 잡혀 있기 때문에.
6. 이런 이슈화를 통해 병원의 홍보를 하여 병원 경영에 도움을 받고자 하여.
7. 병원 경영을 위해 여성과 태아를 희생시키는 낙태를 해 온 것에 대하여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여성의 진정한 인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찾아주는 의사 본연의 길로 돌아 가고자 하여.
위에 적은 것들은 우리가 한두번 정도는 다 들어 봤던 주장이거나 우리가 하는 주장 중 하나입니다.
위 이유 중에 어떤 것이 정말로 우리가 낙태 근절 운동에 나서게 된 이유라고 생각하는 지 그것은 전적으로 보는 사람의 자유입니다.
저 앞에 놓여 있는 어떤 것이 당신을 파멸에 이끄는 마약과 같은 것인지 당신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맛있는 음식인지는 당장 모를 수 있습니다.
설사 마약과 같은 것이라 해도 먹지 않고 피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그것을 끊음으로서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마약이 아니고 꼭 필요한 음식일 경우 먹지 않음으로써 생명의 위협이 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약인 경우 당장 힘들더라도 궁극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그것을 끊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낙태가 마약과 같은 것인지 아니면 생존에 꼭 필요한 음식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지 하는 것은 낙태를 수도 없이 경험한 저와 같은 전문가와 낙태의 실제 수요자인 여성들, 그리고 낙태를 경험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지 몰라도 마약은 마약이고 음식은 음식인 것처럼 그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많은 어려움과 고민 그리고 희생을 무릎쓰면서 낙태 근절 운동에 나선 저와 여러 동료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아직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하지 않도록 나선 것이 진정으로 여성과 태아를 위해서라기 보다 다른 순수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합니다.
여하튼 어떻게 생각하건 그 권한은 여러분들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과 선택에 따르는 결과도 여러분들이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본심이 제대로 받아들여져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낙태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사회의 분위기가 흐르던 그렇지 않던 가장 큰 수혜자 혹은 피해자는 여성과 태아들입니다.
그저 우리가 받게 되는 것은 지지와 격려이거나 아니면 오해와 비난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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