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이야기

이 아기가 선택적으로 죽어도 되는가?

junihome 2011. 12. 6. 19:36

지난 6월 응급한 상담 요청이 있었습니다. 임신 중인데 부모님이 아기 아빠와의 결혼을 반대해서 낙태를 종용 받아 산부인과병원에서 라미나리아(자궁경부 확장기) 삽입까지 하게 되었는데, 낙태를 하지 않고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상담이었습니다. 일단 전화통화로 상담을 하고 관계자들의 협조를 구해서 병원에서 라미나리아를 제거하고 안정을 취하게 했습니다. 몇 주간 직접 만나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하기 위해서 수십 건의 전화가 오고갔습니다. 워낙 가족의 반대가 심해서 아기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임산부는 마음을 굳히고 그 어려움을 헤쳐나갔습니다.

오늘 문자메시지와 함께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의 사진을 받았습니다.

이 사진 속에 '실존하는 인간'을 몇 달 전 선택적으로 죽여도 되는 권리가 엄마에게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가상적으로] 지금 태어난 지 한 달 되었지만 키우다 보니 사회경제적인 사유로 너무 힘이 든다면 육아를 포기할 권리도 엄마에게 있는 것입니까? 보이면 안 되고, 보이지 않으면 제거해도 되는 게 인간의 목숨입니까?

저에게 메시지를 보낸 엄마와 아기가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믿습니다. 이들은 최소한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논쟁하지는 않는 '사회적 책임자'로서 살아갈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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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목사님!

저를 기억하시나요?

올 여름에 목사님 만나 뵙고 상담도 하고 OOO 산부인과도 다녀왔었던;

지난 11월 OO일 한 시간 만에 출산했어요.

아기 낳아보니깐 정말 이건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교만인 것 같고 그런데도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 보니깐 너무 감사하네요.

목사님께서 안 도와주셨으면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르는 아기, 생각하니 감사하면서 더 열심히 키워야하겠다 생각했어요.

감사합니다. 아기 사진도 같이 보내 드릴게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