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2

"낙태하지 않자 이제는 이혼요구 하는 신랑" 글을 보고

junihome 2010. 10. 12. 14:53

심상덕

2010년 10월 12일

 

"저의 답답한 사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글을 써서 도움을 청합니다
 
현재 5살 3살 두딸을 키우며 임신 10주째인데 남편이 계속적으로 낙태를 요구했습니다
 
2차례 병원에 가서 낙태를 할려고 했지만 번번이 배우자 동의서에 싸인을 해주지는 않으면서 낙태를 권유합니다 신랑이 말이죠
 
동의 않하는 이유는 심리적 부담감이랍니다
 
저의  동의하에 하는것이 아니라 전 원하지 않는 낙태를 신랑이 강제로
 
할려고 하니 심리적으로 책임감이 무겁다는거죠
 
그러면서 하는말은 유산이 되었으면 좋다고 합니다
 
입덧하면 입덧한다 뭐라고 하고 정기검진 가는것 조차도 매우 싫어 합니다
 
제가 그래서 강하게 출산입장을 표명하자 이제는 성격차이를 문제로 이혼을 요구합니다
 
대신 두딸 아이의 양육권 위자료는 한푼도 줄수 없으며 대신 뱃속에 있는 아이는
 
제가 원해서 낳는거니 저더러 키우랍니다
 
이번주 일요일까지 서류 준비하라면서 "좋은 변호사 선임해야 할꺼다 나도 너한테 최대한 않줄거고
 
양육권 양육비 최대한 않줄테니 서로 흠집 낼때까지 내보자"라고 하네요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태교에 충실하고 두아이 양육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에서 낙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혼당하게 생겼네요."

위 글은  맘스홀릭 베이비라는 인터넷 카페에 시골아즈메라는 분이 작성해 올린 글입니다.
그 분은  두딸을 키우고 있고 현재 임신 10주라고 합니다.
이 글을 보면서 이것이 우리 사회의 낙태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분을 도와주는 방법으로 격려의 말한마디 다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좀더 적극적인 분들은 경제적 도움을 주거나 혹은 법률적 조언을 해 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 뿐입니다.
그저 한마디의 댓글이 그 여성이 처한 현실 개선에 혹은 낙태 억지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설사 누군가  경제적 법률적 지원을 한다해도 위와 유사하게 부당한 압력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누가 일일이 정성을 다해 도와 주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이 있는 것입니다.
법이란 강자가 군림하는 세상에서 아무 것에도 기댈 것이 없는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그리고 임신한 여성만큼 여러가지 점에서 약자인 사람도 없습니다.
이렇게 임신한 여성과 아무 저항할 힘이 없는 태아가 남편이든 직장이든 아니면 사회 구성원이든 혹은 정부에 의해서든 낙태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고자 하여 마련한 것이 낙태 금지법입니다.
그런 법이 지금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법과 윤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동안은  이렇게 압박을 받는 여성, 희생되는 태아는 앞으로도 계속 수없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