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일부 단체의 낙태 허용 범위 확대 움직임을 보고

junihome 2010. 8. 4. 19:52

최근  보도에서 나오는 데로 대한 산부인과 학회와 대한 산부인과 개원의 협의회가 인공 중절 수술의 허용 범위를 늘리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이는  낙태를 줄이겠다는 생각보다 낙태가 가진 범법의 굴레를 벗겨 보겠다는 것으로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매우 걱정스러운 시도이다.


그런 합법 범위 확대  시도는 손가락이 불에 데여 아프니 진통제를 먹이자는 것이나 교통 사고를 막자고 만든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람이 많으니 아예 교통 법규를 없애자는 것과 같은 일이다.

불에 데인 손가락에 대한 치료는 염증과 합병증의 방지이고 또 같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미리 불을 멀리하고 예방하는 일이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교차로에서 교통 법규를 폐지하면 교통 법규 위반자는 줄어들지 모르지만 교통사고는 줄어 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서 생명과 건강을 다치게 되는 사람은 더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당연한 미래 예측이나 부작용을 그들이라고 해서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시도로 하여 전국민 혹은 어린 산모 혹은 소외된 산모들이 겪을 부작용보다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다른 것이 무엇인지는 전문가들은 잘 알고 있다.

같은 의사 입장에서 차마 내가 말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울 지경이다.


여하튼 나는 우리 모두가 제발 나 자신의 이득과 손해를 살피기 앞서서 다른 이들 특히 소외된 산모들의 입장과 권익을 먼저 살폈으면 좋겠다.

비록 내 손가락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가락이 없어지는 일이라도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하는 데 이는 언젠가는 그 손가락이 내 손가락이거나 내 딸의 손가락이거나 아니면 내 손자의 손가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상적이고 미봉적인 대책을 낙태 문제의 해법으로 택한다면 결국엔 우리들 중 누군가의 손가락은 불에 타서 잃게 되는 것이다.

 

2010년 4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