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junihome 2010. 8. 3. 19:55

작년 11월부터 이슈화가 시작된 낙태 문제에 있어서 최소한의 사회적 공감대는 낙태는 여성을 위해서나 태아를 위해서나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두어서는 곤란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여성 단체에서 낙태권을 주장하지만 그것도 낙태가 좋아서 낙태가 더 늘어나기를 바래서는 아닐 것이다.

낙태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공감대로 인하여 여성의 낙태할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나 일부 정치권이 사회 경제적 이유를 포함하여 낙태의 허용 범위를 넓혀  합법화하자는 취지도 낙태의 음성적 특성을 줄여서 궁극적으로는 낙태 문제에 대한 통제를 통하여 줄여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그리고 프로라이프 의사회나 종교 단체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여성과 태아 모두에게 해로운 낙태를 줄여 나가자는 주장 그대로이다.

이렇듯 모두 낙태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근본 원칙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방법에 있어서 그리고 특히 그로 인해 초래될 부작용에 대한  고려에 있어서의 차이로 인해  결국  한쪽은 낙태 반대, 다른 한쪽은 낙태 찬성 운동으로 갈라져서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낙태를 줄여 나가는 데 있어서 부작용을 겪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지 하는 점과 만일 어느 정도의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면 그 부작용을 피하는 것과 낙태를 줄여 나가는 것 중에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둘 것인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는 낙태 선택권 제한 혹은 낙태 접근성 저하라는 부작용조차  전혀 감수하지 않으면서 낙태를 줄여 나갈 방법은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현재와 같은 사회적 인식이나 미흡한 출산 및 생명 정책 하에서는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과도기적인 부작용을 전혀 겪지 않으면서 줄여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낙태 근절 운동의 부작용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정말 근절해야 하는 낙태 문제를 언제까지고 방치하고 있는 쪽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실효적으로 낙태 그 자체를  줄여 나가는 데 (낙태 합법화로 하여 범법의 굴레를 벗겨 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사회의 총력을 기울이는 것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모든 사회 병리의 해결에는 부작용이 불가피 하며 성폭행 범에게 전자 발찌를 채우는 것에도 인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말을 할 정도이다.

그러나 성폭행 범의 인권보다는 성폭행 피해자의 인권을 더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당연한 진실 때문에 아마도 성폭행범의 전자 발찌 착용이나 제제가 선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낙태 문제도 다를 것이 없다.

낙태를 하여 자신과 태아에게 해를 입히고자 하는 사람의 낙태 선택권이 침해되는 것과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을 하려는 사람이 좀더 안전하고 바람직한 환경에서 출산하지 못하고 낙태를 강요 당해야 하는 문제 중에 누구 손을 들어 주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그런 분명한 사실 앞에서 분명한 선택을 하고 확고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금 먼 미래가 아니라 아마도 영원히 낙태 공화국의 굴레를 벗어 나기 어려울 것이다.

출산보다 낙태에, 태아의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없애는 것에, 여성이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버리고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는 세상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달렸다.

그리고 어떤 모습의 미래가 오느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선택이 어느 쪽이냐 하는 것에 달렸다.

 

2010년 4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