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가슴 깊이 함께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junihome 2010. 7. 27. 23:47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낙태 근절 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소수이며 대다수 산부인과 동료들은  이 운동을 반대를 하시고 있고 심하게 비난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제가 일반 국민들에게 묻습니다.

여지껏 의사들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들에 대하여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셨는지....

의사의 본분에 충실하고 존경할만한 집단으로 생각을 하셨는지, 아니면 돈이나 밝히고 자신만 아는 파렴치한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존경할 만한 집단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정상적 수가의 분만료도 못되고 당연히 받아야 하는 질강 처치료 같은 것도 못 받고 경영이 어려워 헐떡이도록 놔두었는지 의문입니다.

 

흔히 산부인과가 어렵다고 하면 그렇게들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어렵다고 하는 데 왜 문을 닫는 병원은 없느냐고.

그리고 정부 당국자들은 암암리에 그렇게 말합니다.

낙태와 같은 음성적 수입으로 병원이 잘 유지되고 있고 불법을 저지르는 것을 아는데 너희가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몫을 찾고자 주장한다는 것은 얼마나 낯짝 두꺼운 일이냐고요.

 

이제 우리는 병원 문을 닫을 각오를 하고 그런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시술로 인한 수입을 내려 놓기로 했습니다.

아마 원칙대로 지킨다면 낙태 수입에 의존했던 상당히 많은 병원들이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십수년간 공부했던 의사를 접어야 할 정도의 용기를 내서 저희부터 낙태를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사회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문을 닫고 다른 과로 업종을 변경하거나 아니면 택시라도 끄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면 이대로 가시면 되고 낙태와 같은 수입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면 합법화나 혹은 이번 고발에 대하여 과거에 처분한 것처럼 기소 유예 결정을 하고 흐지부지 시키면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원책도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이야기 드리고 싶은 것은 산부인과가 어려우니까 살려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 말은 그런 경제적 희생을 무릅쓰고 이제라도 산부인과 의사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로 결정하였으니 여러분들도 무조건 매도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러는지를 한번 가슴 깊이 돌아 보시라는 것입니다.

낙태 근절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분들이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어떤 정치적인 목적 혹은 공명심 때문에 혹은 병원의 홍보를 위해서, 아니면 종교적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많이 잘못 생각하시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출세 때문이라면 그런 분은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아닌 다른 단체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낙태 문제는 사회적으로 팽팽히 대립되는 사안이라 미국의 대통령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인 누구도 분명한 한 쪽 입장을 고수하기를 꺼립니다.

한쪽의 편을 드는 순간 반대쪽의 많은 표가 날아가기 때문입니다.

공명심 때문이라면 저희는 지금쯤 산부인과 내부에서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의사 내부 사이트에서는 물론이고 이곳에서조차 매도의 글이 훨씬 많습니다.

병원의 홍보와 수입을 위해서라면 기존에 누구나 다 하던 낙태를 하여 수입을 보전하는 쉬운 방법을 두고 낙태 수입보다 훨씬 적은 외래 환자를 확보하여 얻으려는 바보 같은 짓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종교적 이유 때문이라면 의사이면서 종교인인 많은 분들이 아직도 낙태 수술을 하고 있고 일반인 중에도 종교를 가지고 계시면서 낙태 시술을 받는 많은 사람들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운동은 정치적인 목적의 운동도 개인적인 공명심을 위한 운동도, 종교적인 차원의 운동도 아닙니다.

그저 태아의 생명을 지키고 산모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드리는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깨닫고 돕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2010년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