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누구나 인간애는 있다

junihome 2010. 7. 26. 17:56

낙태 근절 운동을 하면서 듣는 소리 중의 하나가 흔히 모성 본능의 구실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억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단 아기를 임신한 여성 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애는 모성 본능을 아우르는 감정입니다.

 

길거리를 가다 쓰러진 사람을 보면 돕고 싶고 형편이 어려워 힘들어 하는 분들을 보면 어떻게든 도와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을 보면 사정은 어떻든 일단 구하고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그 사람이 악인인지 선인인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전에 우선 구하고 보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 자세입니다.

물론 그런 구조 활동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고 마음만 가지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누구나 그런 인간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아기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자신의 아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이 그런 인간애가 있습니다.

물론 태아에 대하여 인간으로 보고 인간애를 가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동물도 자기 뱃속의 태아를 스스로 해하는 동물은 없습니다.

너무 많이 태어나서 먹이 투쟁이 심할 듯 하여 일부러 숫자를 조절하기 위해 , 혹은 천적으로부터 도망치는 데 불리할 듯 하다고 하여 태아를 희생하면서 도망가기 쉽도록 하는 동물도 없습니다.

그렇게 인간애라는 것은 모든 동물이 가진 기본적인 본능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며 그것이 있으므로써 그 생물종이 사멸하지 않고 살아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바탕으로 혹은 태아도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하는 주장으로 그런 인간애를 부정합니다.

이는 정말 그런 인간애가 없어서라기 보다 여러가지 외부적인 선입견 혹은 편견으로 그런 마음이 가려진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구름에 가려 태양이 안 보이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우리는 태아에 대하여 높은 윤리를 가진 나라였습니다.

태어나면서 부터 한살을 먹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경제 발전을 위해 한때의 위정자들이 태아는 없애도 좋은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외국도 살아 있는 사람의 편리와 이득을 위해 태아에 대하여는 생명으로 볼 것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에 들어가게 놓아두었습니다.

저는 태아가 생명인지 아닌지 하는 기준을 새삼스럽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누구나 태아가 몸에 난 종양과 같다고 생각하는 정도인 사람은 없다고 믿습니다.

태아는 잉태하는 순간 지켜 주고자 하는 기본적인 사랑을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 여성이 처할 어려움을 감안하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포기해도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널리 퍼뜨리므로써 그것이 가려졌습니다.

 

저는 이제라도 구름을 걷기 위한 노력을 우리 모두 함께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가진 인간애가 밝게 드러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태아를 존중해 주어야 하는 인간으로 볼 것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많이 양보해서 언제부터의 태아에 대하여 생명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란에 있어서는 잉태된 순간부터의 태아를 생명으로 보는 것이 가장 덜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잉태된 순간부터의 태아를 생명으로 볼 지, 임신 6개월이나 7개월 쯤의 어느 시기부터의 태아를 생명으로 볼 것인지 혹은 태어난 순간부터의 아기를 생명으로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잉태된 순간부터의 태아를 생명으로 보았을 때의 손해가 과연 태어나면서 부터의 아기를 생명으로 보기로 했을 때 보다 더 크다고 할만한 것이 있을까요?

 

경제력도 없고 나이가 들어 사회에 아무 소용이 없는 노인은 죽어 없어져도 좋다는 잘못된 생각이 범람하던 시절도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주장의 터무니 없음은 그런 오류를 지적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 잡아 졌습니다.

저는 인간이 희망이 있는 동물이고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멸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태아도 존중해 주어야 하는 생명으로 볼 것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 자체는 출발부터가 매우 잘못된 것이었다고 모두가 깨닫게 되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2010년 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