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이야기

2014년 2월12일 Facebook 두 번째 이야기

junihome 2014. 2. 12. 20:58
  • [여성의 성상품화는 이렇게 하드코어화 될 수밖에 없었다]

    성교육을 하면서, 대중문화 강의를 하면서 추세를 예견했던 것보다 조금 더 빨리 하드코어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년 말 쯤에는 '거기'까지 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스텔라의 마리오네트가 등장하면서 예측이 빗나갔습니다. 마리오네트에 대한 비판적인 뉴스와 블로그 글은 이미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여성의 성상품화는 장기적이고 점진적이고 정교하게 진행된다.
    1980년대 미국에서 음악 전문 채널 MTV가 개국했을 때 초기부터 벗어젖히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송출하는 영상을 그 당시 사용했다면 개국 즉시 방송위원회와 법원이 방송허가 취소 명령을 내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심의기준의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잘 하면서 세월이 지나자 심의기준이 달라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약 10년 만에 현재의 미국 방송의 노출 수준까지, 또는 그 너머까지 따라잡았습니다. 문제는, 미국에서는 공중파가 아닌 채널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우리나라에서는 공중파에서, 그것도 가족시청 시간대에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여성의 성상품화는 포르노적인 하드코어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영리를 목적으로 개발된 상품 중에서 판매촉진을 위한 홍보(광고)를 하지 않는 대표적인 상품이 포르노입니다. 포르노를 봐 달라고 광고하는 것 보셨습니까? 소비자들이 알아서 구입하고 스스로가 주변사람에게 광고하며 다음 작품을 애타게 기다리며 출시 즉시 구입합니다. 이것이 포르노 판매구조의 특성입니다. 왜냐하면 포르노 시청자의 뇌는 하드코어를 기대하는 구조로 바뀌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노출이나 내용에서 C급 수준의 포르노를 본 사람이 다음날 같은 작품(?)을 반복 시청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수위가 더 강한 B급 수준을 뇌가 요구하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A급, 그 다음에는 A+급, 그 다음에는 A++급...... 더 강한 자극이 있어야만 뇌가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포르노가 다루는 주제들이 근친상간, 집단섹스, 강간, 유아.아동 성학대, 동성섹스, 수간, 가학섹스 등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웬만한 진통제로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점점 강도가 센 마약류 약품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이런 중독성 때문에 포르노에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길지 않은 시간 노출되기만 해도 ‘자발적 평생 고객’이 되는 것입니다. 음악, 드라마, 영화의 문화장르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작품이 공익적인가를 따질 새 없이 벗기고 찢고 때리고 불륜적인 장면이나 내용을 보여주면 장사가 되는 걸 어떻게 합니까? 윤리고 나발이고를 따지겠습니까? 작년 12월부터 금년 2월까지 단 3개월 동안 걸스데이, AOA, 트러블메이커2, 2NE1, 가인, 개리로 이어지는 벗기 경쟁에 연장선에 스텔라의 마리오네트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3. 섹시 댄스를 3대가 함께 보는 거실 풍경이 만들어졌다.
    기획사에서 개발한 상품을 무대에서 보여 주는 연예인은 시청자에게는 모델이 됩니다. 모델을 보면 모방현상이 일어납니다. 조금 전까지 소비자였던 대중이 재생산자가 됩니다. 재생산자가 보편적으로 많아지면 사회가 그것을 용납하게 되고 그것을 문화라고 부르게 됩니다. 문화라고 자리매김을 하게 되면 도덕적 판단을 하지 않게 됩니다. [모델 → 모방 → 보편화 → 수용 → 문화화 → 무비판]
    그래서 우리나라 공중파 3사에서 방영하는 음악순위 프로그램을 여섯 살 손자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거실에 있는 한 소파에 앉아서 벽에 걸려있는 고해상도 모니터를 통해 함께 웃으며 보고 있습니다. 제3자로서 관찰하면 괴이한 장면인데도 문제의식 없이 그 시간을 그렇게 보낼 수 있게 됩니다.

    4. 노상방뇨를 하지 말고 지정변소에서 용변을 보라.
    남성의 동물적 본능을 제거하지 않는 한 성상품의 욕구는 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소위 야한 작품들을 모두 막고 없애자는 말이 아닙니다. 어차피 막을 수도 없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계선이 제대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모든 국민이 함께 노출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입니다(19금 장치가 있지 않냐는 말은 현재 접근방식으로는 무의미합니다. 어느 아동이나 청소년이 19금 제어장치에 걸려서 보고 싶은 데도 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할까요?). 비유를 하자면, 공중화장실이 있는데도 이 사람 저 사람 노상방뇨를 하고 있어서 온 동네에 냄새가 진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혹시 공중화장실 문이 뜯겨져 나갔거나 공중화장실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닌가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민도를 높이도록 노력 한 번 제대로 하자.
    우리나라,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 교육이 매우 부족한 것을 인정합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동물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격적인 존재라고 특별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차이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훈련을 어려서부터 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나라 어린 여성들이 걸그룹이라는 문화상품명을 달고 성적 공상의 대상이 되는 것이 가슴 아프지 않습니까? 내 딸이라면 그렇게 내버려 두겠습니까? 참새를 다 죽여서 참새가 떠도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참새가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누가 대신 막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참새가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것을 막을 수는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학문이 생겨났고 성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교육주제로 ‘대중문화와 성의식’이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artofdie.tistory.com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방송사들의 몰개성한 중복 중계로 지상파 전파가 독점된 상황 속에서 올림픽 이후를 기대케 하는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일년을 넘게 기다려온 소녀시대의 컴백을 알리는 티저 뮤비가 공개됐다.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 검색어에는 소녀시대의 티져가 아닌 낯선 이름의 걸그룹의 티저가 대신 오르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