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2010년 7월 28일
생각지도 않게 임신이 되면 사실 많이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특히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미혼 여성의 경우 주변 사람들의 질시도 견디기 힘들고 또 학업 중에 있거나 직장에서 자아 실현을 위해 애쓰는 입장의 경우 임신과 출산은 자신의 발목을 잡는 난감한 상황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혼자 몸도 살아 나가기가 팍팍한 세상에서 아이까지 딸린다면 상당한 무리가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임신을 시킨 아이 아빠와 결혼으로 이어져 함께 양육의 짐을 지게 될지 어떨지도 알 수가 없구요.
그런 여러가지 고민을 생각하면 출산을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 자체로 여겨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 대한 것까지 고려하여 소중한 생명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본인이 희생을 치른다는 것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 여성으로서 건강한 지표이기도 하고 한 생명의 잉태라는 기쁜 소식이 되어야 할 임신이라는 판정에 많은 미혼 여성들이 기쁜 마음보다는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겠지요.
저는 산부인과 의사라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한 덕분에 좋든 싫든 그렇게 찾아온 아주 많은 미혼 여성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그들의 고민과 눈물을 보면서 비록 그들과 똑같이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함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렴풋이나마 그들의 고민을 느껴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임신이 하루 1000명도 더 넘게 이루어진다면 이는 그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숫자입니다.
그리고 한두달도 아니고 수십년째 그런 엄청난 숫자의 낙태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이는 분명 무언가 우리 사회가 잘못 돌아 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그런 잘못된 현상의 장기적 고착은 저와 같은 산부인과 의사들로부터 말미암은 바도 적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사실 낙태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설명을 듣고 초래될 수 있는 위험과 정말 그 수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그 진실된 모습을 안다면 누구도 받고 싶지 않은 수술일 것입니다.
그런 것을 제대로 알면서도 반복해서 임신을 해서 낙태를 하러 오거나 혹은 주변 친구들에게 별 것 아니고 그저 가서 잠깐 마취해서 자고 나오면 그뿐이야 하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산부인과 의사인 우리가 그런 역할을 소홀히 하는 동안 낙태라는 것이 별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풍조가 널리 퍼져서 많은 여성들이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성관계를 자제하지도 못하고 효율적이지 못한 피임 방법에 매달리게 되고 말았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정말 죄송합니다.
여하튼 여성이 임신하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정말 아름답고 축복 받아야 할 일입니다.
물론 처한 여건이 적당치 않아 당장 출산을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임신 혹은 출산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것은 인류가 가진 보편적 가치, 생명의 탄생과 지킴이라고 하는 절대 가치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오랜 기간 낙태를 도운 의사로서 지난 날을 반성하며 여러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임신을 하시면 기쁜 마음으로 꼭 출산을 하시기 바랍니다.
기쁜 마음으로 출산을 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반드시 피임을 하거나 미리 성관계를 피하시기 바랍니다.
임신이 낙태로 이어지면 기억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사건이 될 뿐 아니라 본인의 인생에서 매우 소중한 추억이 될 임신이라는 것이 시작부터 괴롭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얼룩이 지게 됩니다.
낙태라는 것은 본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별 게 아닌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몸 속에서 멀쩡하게 자라던 소중한 생명을 송두리째 파괴시키고 더불어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입니다.
낙태에 관하여 별 것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그 사람이 낙태의 현장을 얼마나 진실되게 접해 본 사람인지 먼저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낙태로 하여 개인적인 이득을 얻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아닌지도 주의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어디다 두어야 하는지, 낙태와 출산이 자신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일지에 대하여 편향되지 않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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