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미혼모를 보살펴야 하는 것은 의무이자 권리

junihome 2010. 8. 2. 18:44

오늘자 연합뉴스에 낙태의 위기에 몰렸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출산을 택하여 지금은 100일이 지난 아기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어느 여고생의 이야기가 실렸다.

그 학생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하나는 당사자인 학생은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을 선택하고자 했지만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하는 학교 선생님조차 자퇴를 권함으로써 오히려 낙태를 조장하였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주변 학생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물든다는 구실로 그 학생의 자퇴을 강요하여 해당 학생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 몰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부정적 모습이 실제 우리 대부분의 모습일 것이다.
다만 이 사례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학생 개인이 비록 미성년의 미혼모이지만 낙태보다는 출산을 결심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낙태와 출산의 문제에서는 누구보다 당사자의 의지와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 하나 다행인 것은 해당 학생의 어머니가  "딸이 재학 중에 임신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그 애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성교육을 제대로 못 시킨 나의 잘못"이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즉 학생의 잘못만으로 내몰고 방기하거나 낙태를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낙태보다는 출산을 함으로써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그 학생처럼 미성년의 미혼모라는 상황에서조차 낙태를 택하지 않고 출산하기로 마음을 먹는 것이 결코 불행한 미래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사례는 아마 그리 흔한 사례는 아닐 것이며 대부분의 미혼모는 낙태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혼모를 조장해서 더욱 숫자가 늘어나도록 하자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미혼모들이 낙태보다는 출산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도 존중 받아야 할 우리 사회 구성원의 하나일 뿐 아나라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새 생명의 탄생이라는 소중한 임무를 다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출산이라는 힘든 짐을 진 그런 미혼모들에게 다른 것은 몰라도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좀 덜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하고 교육을 받게 해줄 의무가 있다.

미혼모이든 미혼모의 자녀들이든 당당한 사회인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에게는 의무이지만 그 개인에게는 권리이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한치의 편견과 차별 없이 받아 들여줄 의무를 기꺼이 질때,
그때 그들 아니 우리의 딸과 아들들이 편안하고 비뚤어지지 않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될 것이다.

 

2010년 3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