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눈에 띄는 기사 3건

junihome 2010. 8. 1. 00:07

기사 1:

(2010.2.19 제주일보)

제주시내 모 산부인과에서 낙태수술을 받은 20대 여성이 6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환자 가족들이 고통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8일 강모씨(52)는 제주도청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29일 임신 21주였던 딸(29)이 모 산부인과에서 낙태수술을 받은 뒤 호흡곤란과 청색증을 일으켜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겼으나 ‘심장정지로 인한 무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됐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어 “딸의 요청으로 낙태수술을 촉탁 받더라도 모자보건법상 예외사유(산모유전질환, 강간 등)에 해당되지 않아 낙태가 법으로 금지된 만큼, 해당 의사는 거절해야 했는데도 수술을 감행해 중대한 상해를 입게 했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또한 “호흡곤란이나 심박정지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 없이 마취를 시행했고, 수술 후 관리 소홀로 건강했던 딸이 식물인간에 이르게 됐다”며 의료과실도 주장했다.

앞서 강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딸에게 낙태수술을 한 산부인과 원장 B씨(57)를 ‘촉탁에 의한 낙태치상죄’ 혐의로 제주지검에 고소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은 제주서부경찰서는 최근 관련 의료차트를 자문기관에 보내 해석을 요청했고, 원장인 B씨를 2차례 불러 조사하는 등 낙태수술과 관련 불법성 여부와 의료과실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B씨는 경찰조사에서 “수술 당시 이미 태아의 심장이 멈춘 상태여서 유산이 절박한 상태였고, 수술 절차나 과정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기사 2:

(2010.3.4 세계일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3일 키울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이 낳은 아이를 곧바로 살해한 혐의(영아살해)로 김모(37.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모텔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과의 사이에서 생긴 여아를 출산한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일정한 직업과 주거가 없어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아기가 나오자 보기 싫어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1997년에도 아이를 낳은 뒤 같은 방법으로 살해해 1년간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복역후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이 싫어 남장을 하고 다녔고 낙태수술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에 임신 중 병원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사 3:

(2010.3.5 헤럴드 경제)

두 자식을 목 졸라 살해한 의정부 초등생 남매 살해 사건의 용의자 친모 이모(34) 씨. 살해 이후 태연하게 범행을 숨기려 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5일 사건을 수사 중인 의정부 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 30분께 아들 김모(11) 군과 딸(9)에게 주사기에 수면 유도제를 넣어 주입시키면서 “감기약을 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N병원에서 10년 이상 간호조무사로 일한 이씨는 평소 아이들과 남편에게 예방접종이나 포도당 주사를 수시로 놔 준 사실이 확인돼 범행 당시에도 아이들이 별다른 의심 없이 주사를 맞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자 방에 아이들이 잠들자 이씨는 아들 방으로 가 방 안에 있던 끈을 이용,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하고 이어 같은 수법으로 딸을 살해했다. 경찰 조사를 우려한 이씨는 안 방에 있던 서랍장, 옷장 등을 어지럽히며 강도가 침입한 것처럼 방을 꾸몄다.

이후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을 만나러 집을 나간 이씨는 오후 9시 10분께 남편과 함께 집으로 들어와 경찰과 소방서 등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대원이 집에 찾아오자 이씨는 소방대원을 향해 “아이들을 살려달라”며 애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대원이 맥박을 확인한 결과 이미 아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으나 이씨가 계속 살려달라고 애원해 병원까지 아이들을 후송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방 안에 침입 흔적이 없고 집 안에 도난품이 없었다는 점, 사체에 반항 흔적이 없고 방 안에서 주사기와 수면 유도제가 발견된 점, 그리고 사체 부검 결과 수면 유도제가 검출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씨를 의심, 수사를 진행한 끝에 지난달 21일 오후 8시께 친모 이씨가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수면 유도제와 주사기 2개를 훔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 아이들을 화장한 이후 강원도 지인의 집에서 숨어 있던 이씨를 만나 설득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호소하는 이씨가 충동적으로 아이를 살해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살해 원인을 수사 중이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두통, 우울증을 앓아 왔고 불면증도 심해 이를 해결할 목적으로 수면 유도제를 훔쳤을 뿐, 처음부터 아이들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범행 동기와 관련, 이씨는 “경제난으로 아이 양육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별한 원한 관계가 없다는 점, 이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정황, 아이와 함께 자살하려 했으나 무서워 미처 자살하지 못했다는 이씨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이씨가 경제난을 비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도구로 쓰인 끈을 어디에 버렸는지 이씨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정확한 유기 장소를 확인 중”이라며 “범행 동기나 과정 등 수사가 완료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 세 기사는 최근에 낙태 혹은 자신의 아이에 대한 살해와 관련하여 나온 기사들이다.

물론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활동과 관계없던 시기에 생긴 임신과 낙태 사례들이며 혹시 이런 사건들이 몇달 혹은 몇년 후에 생겼다면 아마도 낙태 완전 허용을 주장하는 여성 단체에서는 프로라이프 의사회 때문에 낙태를 못하게 되서 이런 일이 벌어 졌다고 비난하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튼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하면 위 세 사례는 언뜻 보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 같은 맥락에 있다는 것이다.

태아나 아이들의 생명은 부모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그들이 행복할 지 어떨지 하는 것도 전적으로 부모가 판단하여 낙태 혹은 살해하였다는  점이다.

더불어 태아나 아이의 생명보다는 나의 사회적 안녕 혹은 경제적 안정이 더 우선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생명의 시기가 다 다르기는 하다.

첫번째 사례는 임신 5개월의 태아에 대한 것이고 두번째 사례는 출생 직후, 세번째 사례에서는 9살과 11살의 자녀가 희생되었다.

이 세 사례를 보면서 나는

임신 2 개월의 태아는 마음대로 낙태해도 된다는 생각과 임신 5개월의 태아는 마음대로 낙태해도 된다는 생각  사이에,

혹은 임신 5개월의 태아를 낙태하는 것과 임신 8개월의 태아를 낙태하는 것 사이에,

아니면 임신 8개월의 태아를 낙태하는 것과 출생 직후의 신생아를 살해 하는 것 사이에,

또는 신생아를 살해 하는 것과  9살 먹은 아이를 살해하는 것 사이에

무슨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시기의 차이만 조금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신생아의 살해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 지는 사회가 된다면 9살로 많이 자란 아이들을 살해하는 부모들이 생기지 말라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8개월 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회에서는 막 태어난 신생아에 대한 살해에 대한 부담도 훨씬 적을 것이다.

5개월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회에서는 8개월 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에 대하여도 그리 큰 부담을 가지게 되지 않을 것이다.

2개월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의 사회에서는 5개월 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도 그다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이다.

생명이란 그것이 태아든 신생아든 어린이든 일련의 연결된 과정 중에 있는 것이며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단락을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초기라 하더라도 낙태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것을 말해 주는 좋은 속담이 우리나라에 있는데 그것은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다.

바늘과 소 간의 차이가 태아와 어린이 간의 차이와 아주 많이 다르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개월된 태아를 낙태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회라면 아마 9살 먹은 자신의 아이를 죽이는 부모가 없어지기도 어려울 것이다.

우리 사회는 도대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태아에 대하여도 10개월의 임신 기간을 존중하여 태어나면서 바로 한살이 되도록 한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가 절실히 그리운 요즈음이다.

 

2010년 3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