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주장은 사실 둘 다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프로라이프 의사회에서는 낙태를 근절하기 위한 억지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낙태 근절을 위한 단속만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사실 그것만이 낙태를 줄이는 유일하고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며 사회 인프라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지 낙태 문제에 대한 해법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낙태 근절을 위한 강한 단속을 요구하였던 것 뿐입니다.
여하튼 위 주장은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논쟁과 비슷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낙태를 원하는 산모들은 출산할 만한 혹은 제대로 피임할만한 사회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낙태만 못하도록 하면 안된다고 주장을 하면서 우선 사회 인프라에 대한 개선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정부나 사회 일각은 낙태로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그것이 미혼모의 아이들이건 셋째나 넷째등 기혼모의 자녀가 되었든 생기지도 않은 아이들까지 배려하기에는 우선 순위에서 보았을 때 맞지 않다고 주장을 합니다.
따라서 위 양쪽의 주장은 한쪽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경우 끝없는 논쟁만 불러 일으킬 뿐입니다.
저는 이 문제는 동시 해결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낙태를 근절하기 위한 단속과 의지와 함께 출산할만한 환경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낙태를 하지 않도록 지금보다는 낙태로 가는 문을 훨씬 좁히면서 동시에 출산으로 가는 문은 지금보다 훨씬 늘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서로 상대방부터 먼저 여건을 갖추라고 하는 것은 결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며 결국 지금과 같은 낙태 공화국으로의 지속만을 남기게 될 뿐입니다.
낙태를 근절하기 위해 여성들로 하여금 억제 효과를 발휘하게 하여 낙태 쪽으로 흐르는 물을 출산이라고 하는 쪽의 문을 넓혀 그리 흐르게 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흐르지도 않는 물을 위해 강폭을 넓히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강폭이 좁은데 무작정 이쪽의 물꼬만 막아서는 어떻게 하냐는 주장을 버리고 이제는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을 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해묵은 이 갈등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며 상대의 책임을 강요하기 전에 나부터 내가 할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즉 여성은 낙태하지 않고 출산하도록 하고 정부는 낙태하지 않는 여성이 마음놓고 출산하도록 조속히 인프라 개선에 나서라는 것입니다.
서로 자신의 잘못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한 우리에게 출구는 없습니다.
1년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모두 내 탓입니다하는 자세는 이 낙태 문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겠습니다.
2010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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