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양심'에 세종시로 가는 길을 묻다
'역사'와 '국익'? 그래 그래, 니들이 고생많다
시작은 깔끔했다. '백년대계'를 앞세우고 '국익'이란 깃발을 들어 올릴 때 까지만 해도 그랬다. 대통령의 거짓말은 하찮은 것이었고 '국익'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총리와 당 대표가 총대를 메고 조중동이 '받아쓰기'하고 정부에 '우호적인' 기자가 사설과 칼럼을 쓰기만 하면 곧 끝을 보는가 싶었다.
'국민투표'같은 것은 애초에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론흐름의 뒤집기' 조짐이 보였다. '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멈출수는 없었나 보다. 계란냄새가 싫었을까 충남에는 못가고 충북만 들렸다. '강도론'도 나오고 '삽질잘하는 일꾼'이야기도 나왔다. 근데 살짝 '간 보기'만 하고자 했던 것이.. 아이쿠!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내부 식구의 강도론'에 뒤집어져 버렸다. 온 게시판이 난리났다. 멀쩡히 잘 굴러가던 바퀴를 뒤집어 갈아끼우려던 욕심이 화를 불렀나?
처음엔 각오를 단단히 했다. 말 뒤집기를 하는 사람, 약속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 이런 궁민의 평가쯤이야 '헐~ '그랬다. 위풍당당, 거침이 없었다. 역사를 생각하고 국익을 생각한 결단이니까. 원래 위대한 업적쌓기 에는 무식한 소인배들의 비판이나 비난이 쏟아지기 마련이잖아. 아.. '역사'와 '국익'? 그래 그래, 니들이 고생많다.
고독한 결단이라 했다. 고독이라.. 온 나라를 벌집쑤시듯 들쑤셔 놓고 국민을 두 패로 갈라놓더니 잘 안되면 고독해지는건가? 그 놈의 '고독한' 냄새가 지독하다. '세종시 수정안'의 앞잡이 우리 '국익'이는 어디로 도망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음흉하고 음습한 냄새만 솔솔 풍겨나온다. 아! 어쩌란 말이냐. 예민해진 국민들의 후각을 탓해야 하나.
조중동, 마른하늘에도 벼락은 친다
조중동은 바쁘다. 대통령 이명박의 디자인대로 '받아쓰기' 해놓은 '잘못된 약속'. 그걸 세종시 원안의 이미지로 고착화 시키기 위해 정신없이 바쁘다. '종편채널 편성권'을 둘러싼 사주들의 목숨 건 '충성심'에 선임 기자들의 머리도 하염없이 바쁘게 굴러간다.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자양심? 우리 조중동에게 그런게 어디있어. 내 잘 먹고 내 잘 살기에도 바쁜세상인데. 고민꺼리도 못된다.
근데 요즘 조선은 한 발 빼는 분위기다. 그래. 역시 조선이구나. 눈치일등신문 조선, 인정!! 이 바닥도 두뇌회전 속도에 따라 1, 2등을 가르고 그나마도 안되면 눈치가 빨라야 개망신을 피하기라도 하는거지. 그래도 중앙은 여전히 발바닥에 땀을 내고있고 동아는 거의 미쳐가고 있다. 체면이고 눈치고 모조리 내 팽개쳤다. 빠진 일인분의 몫을 둘이서 감당하겠다는 계산일까?
덕분에 원안 고수론자들은 미생이 처럼 물에 빠져죽거나 국익을 도외시 하는 매국노가 되기도 한다. 박근혜는 대권욕에 불타는, 강도가 들어와도 집안싸움에만 관심있는 대권병 환자로,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당으로, 친박 의원들은 보스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무뇌 졸개들로 이미지 메이킹을 당한다. 마른하늘에도 벼락은 칠 수 있고, 벼락은 사람, 짐승 그런거 안 가린다.
화끈한 한방은 역시 대통령 이명박의 몫이다. 이른바 '강도론'이다. 수정안을 반대하는 국민은 강도란다. 설마! 대통령이 그런의도로 말했을까. 어쨌거나 논리의 흐름상은 그렇다. 그 흐름 대로라면 실로 우리는 무서운 세상속에 살고있다. 국민의 절반이 강도라니!
모든것은 노무현 때문?
대통령과 총리, 여당 대표의 말이 갈수록 이해난망이다. 분명 사람이 하는 말인데 때로는 말이 사람의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이 말의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해서 도무지 알아먹기가 힘들다. 원안대로 하면 나라가 거덜나거나 물에 빠져죽거나 집안에 강도가 들어와도 싸움만 한다는 것인데 섬뜩하지만 왜 그런지 이유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뭐 그럼 원안에는 물에 빠져죽는 법과 나라 거덜내는 법과 싸움하는 법이 들어가 있는거야?
세종시 특별법 수정안을 위한 찬송가는 '잘못된 약속'이다. 이미 시행중인 법안을 파기시킬 정도로 강력한, 세종시 수정론자들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합창곡. 어느날 느닷없이 등장한 정 총리도, 정 대표도 하나같이 '그 믿음'에 목을 매고 화음을 맞춘다. 대통령 이명박의 믿음이, 곧 그들의 믿음 임을 믿어 의심치않는 지지자들까지 모두가 한 목소리로 합창한다. 잘못된 약속은 파기해도 돼~
약속이 잘못되었다는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 '닥치고 입다물어!'다. '수도분할', '행정비효율', 이런것은 애초부터 핑계거리에 불과했다. 지금 여의도에 출석중인 정총리의 답변을 들어보면 그렇다.(한나라당 유정복의원, 민주당 김진애의원 질의 동영상 참조) 오로지 노무현이다. 애초에 노무현은 표 때문에 세종시 플랜을 만들었고 그 의도가 불순했기 때문에 약속 또한 잘못되었다는 것.
이게 대통령 이명박의 논리고, 대학'총장'에서 '총리'로 말을 갈아탄 정운찬의 논리고, 굴러온 돌,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의 논리이고, 조중동 '받아쓰기'기자의 개념이다. 원컨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만큼은 여야의원의 '대 정부 세종시 관련 질의 동영상'을 꼭 보았으면 한다.
'사람의 양심'에게 세종시로 가는 길을 묻다
세종시 원안은 정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잘못된 약속'인가. 팩트는 이렇다. 2002년 노무현이 내걸었던 ‘행정수도 이전’ 공약. 그에 따라 만들어진 신 행정수도 특별법은 2004년 10월 20일, 헌재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아 법안의 효력은 소멸됐다. 그러니까 세종시 원안은 노무현의 수도이전법과는 다르다. 다르다고 해도 맞다고 우기니 환장할 노릇이다. 물론 노무현의 고민이 발화점이 되긴 했지만, 세종시법이 만들어진 과정과 내용은 '수도이전법'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고민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세종시 특별법 제1조를 보자.
※ 1조(목적) 이 법은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하여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건설하는 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국가의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의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노무현이 싫다는 사람들. 노무현이 관계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반감을 가진다. 충분히 이해 된다. 수도 이전이나 수도 분할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는 사람들도 정서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것, '그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라는 점이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마음의 편견을 허물어야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냉정하고 차분히 어른답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세종시 원안은 '여·야 합의'에 의해 탄생한 법. 이 법을 표 때문에 합의해 주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시청공무원으로 지내다가 보스 잘 만나 팔자 편 한나라당 친이계 초선의원의 말이다. 의도된 거짓말이요 거짓된 선동. 의도되었다 함은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그것이 체화된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그가 언제쯤 권력의 유한함을 깨닫게 될까? 살다보면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는 것이 있다. 가야할 것은 반드시 가고, 와야 할 것은 어김없이 온다는 것. 그의 정치인생에도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될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잠시 이런 가정을 해보자. 당신은 세종시 원안이 '잘못된 약속'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 대한민국 국회 내 모든 입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어야 하는 줄로 알고 있는 그런 수준은 아닌 사람. <'여.야 합의'에 의해 탄생된 법>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를 아는 수준의 사람. 그렇다면 당신의 '잘못된 약속'이란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일단 지워야 한다. 당신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17대 국회는 싹 지워버려야 한다. 또 당신은 17대 국회의원 모두를 부정해야만 한다. 당신의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이것 외엔 없다. 물론 그들의 입법활동 모두도 부정되어야 할 것이며, 지난 17대 회기 활동중에 발의되고 시행된 법안도 쓰레기통 속으로 처박아 넣어야 하고, 그 법안과 관련된 벌금이나 세금은 당연히 회수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세종시 원안에 찬성한 국회의원들, 그들을 18대 총선에서 또 찍어준 국민들에게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인지 이제부터라도 고민해 봐야한다.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당신이 황당한 주장을 유지하는 한, 위의 가정은 항상 유효하며 당신에게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종시 원안이 '수도분할'인가. 잠시 한나라당 이성헌의원의 말을 빌어보자.
" 세종시 원안은 비좁은 국토에서 수도권만 폭발직전의 수준으로 비대해진 불균형을 시정하고,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올바른 약속’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결국 세종시법은 명백하게 ‘수도분할’이 아니며, 나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시법을 놓고, ‘수도 분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여론을 호도하려는 정략적 용어전술에 불과한 것입니다. "
" 이 정부도 세종시법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스스로 알기에 못하는 것이며, 법치주의 질서에 기반한 행정부가 스스로 헌재의 결정에 불복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
지난 5년간 117차례 간담회를 거쳐 여야가 합의해서 만든 특별법이 세종시 원안이다. 이게 어떻게 대통령 이명박 한 사람의 사과로만 끝낼 문제일수 있을까. 이렇듯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원안을 여론 수렴의 절차도 없이 낙하산 총리가 수정을 해? 세종시 원안은 지금 26% 정도가 이미 진행된 사업이다. 이것을 지금와서 파기한다면 이명박 정권 이후 2년 동안 들어간 피같은 내 세금은 누구에게 청구해야 할까.
쌀쌀한 아침, '사람의 양심'에게 묻는다.
" 세종시, 어느 길로 가야하는가? "
출처 : alltrue1님의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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