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12일 Facebook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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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피임약 바로 알기 03] 피임효과 - 왜 응급피임약을 복용했는데도 임신이 될까?
피임효과
□ 응급피임약을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먹으면 평균 89%의 피임효과가 나타날까요?
미국에서 응급피임약의 피임효과를 광고할 때 72시간 내에 먹으면 89%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응급피임약의 설명서를 보면, 24시간 내 복용시 95%, 48시간 내 복용시 85%, 72시간 내 복용시 58%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평균적으로 미국의 광고와 비슷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왜 응급피임약을 복용했는데도, 재빨리 12시간 이내에 복용했는데도 임신을 한 사례들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응급피임약의 실제 피임효과
응급피임약을 권장하는 사람들마저도 피임효과가 생각만큼 높지 않으니 절대로 기본 피임법으로 사용하지는 말고 오직 보조용으로만 사용하도록 안내합니다. 미국의 Reproductive Health Technologies Project에서 만든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피임효과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른 피임방법을 쓰지 않고 응급피임약에만 의존하면 1년 내에 20%는 임신할 것이다. 피임실패율을 비교하면, 경구피임약은 8%, 콘돔은 15%, 응급피임약은 20%이기 때문이다. 경구피임약과 콘돔의 실패율은 사용할 때의 실수까지 고려한 것인데, 만일 철저하게 사용한다면 경구피임약의 실패율은 1%, 콘돔은 2%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므로 응급피임약은 기본 피임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응급피임약 전문가로 가장 잘 알려진 제임스 트러셀(James Trussel) 박사는 2012년 4월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응급피임약의 피임효과는 52%라고 밝혔습니다. 피임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왜 그럴까?
성관계 중 콘돔을 사용한다면 실수가 없는 한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없어서 임신이 되지 않습니다. 한 달에 21일간 매일 한 알씩 경구피임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난포 형성이 되지 않아서 임신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응급피임약은 성관계 후에 응급하게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게 해서 배란 억제를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면 피임효과가 없습니다. 아래의 월경주기 도표에서 배란이 진행되거나 이미 배란이 되었으면 응급피임약을 먹어도 아무 소용이 없이 수정이 될 수 있습니다. 28일 월경주기 전체 구간 중에서 72시간용 응급피임약을 먹어서 피임효과를 볼 수 있는 기간은 5일간입니다(월경주기 8일차~12일차). 11,12일차에 복용하면 피임효과는 좀 더 낮아집니다. 이와 같이 응급피임약이 적용되는 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배란기 5일 구간(도표 붉은색) 중에 성관계를 가진 경우에는 응급피임약 복용과 관계없이 임신이 되는 것입니다.
트러셀 박사가 52%라고 한 것은 바로 월경주기 8~12일차 5일 구간에 응급피임약을 복용했을 때의 피임효과입니다. 그러므로 응급피임약은 말 그대로 응급조치이고, 운이 좋아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입니다. 트러셀 박사는 “준비 없이 성관계가 이루어졌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낫기 때문에 응급피임약을 쓰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응급피임약의 효능을 맹신하지 마십시오.
응급피임약 복용은 일반적인 피임방법이 아닙니다.
*트러셀 박사는 1990년대부터 인구조절을 위해서 응급피임약이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응급피임약의 보급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응급피임약이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고 그 임상결과들이 나타나면서 자신의 기대와 추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