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근절 운동을 6개월 정도 하고 보니
여러가지 모르던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저는 그저 낙태가 가진 의학적 관점에서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하는 것만 알았고 낙태물을 하수구로 흘려 보내는 것과 같은 환경 문제를 약간 알았던 정도인데 지금은 낙태에 관한 국민 특히 젊은이들과 일부 여성 단체 임원분들의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약간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곳 게시판이나 혹은 오프라인에서 듣게 되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정말 낙태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낙태 문제 자체도 심각하지만 낙태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낙태를 근절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는 시각이 매우 왜곡되어 있고 감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낙태를 하지 말자고 함으로써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인 득이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다른 사람의 뱃속이 아닌 당신 자신의 뱃속에 들어 있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태아를 지킬 수 있도록 그래서 낙태를 하지 않도록 의지를 다지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출산이냐 낙태냐 하는 고민스러운 상황에 내 몰리지 말고 당장 임신을 원치 않으면 최선을 다해 피임을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피임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 피임을 해서 피임술이 가진 실패율 정도에 의해 임신이 되었다면 현재의 연간 35만건의 낙태가 발생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나이의 무분별한 성관계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책임한 성관계를 피해서 낙태의 위험에 스스로 자신을 노출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낙태와 출산에 따르는 부담으로 여성들이 고통을 겪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가 함께 노력을 하라는 것입니다.
너무도 당연하고 자기 희생을 발판으로 호소하는 우리 의사회의 주장들을 온갖 욕을 섞어 가면서 폄훼할만큼 그 정도의 이성이 작동하지 않는 젊은이가 많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저 쾌락적인 성관계를 끊고 책임있는 성관계, 남녀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싫다는 그 이유 때문에 낙태를 줄이고자 하는 의사회의 노력을 매도하는 것은 저와 같은 의사가 아니라 그런 요구를 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불행한 일입니다.
저는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저나 혹은 다른 산부인과 의사들의 배를 불려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들의 태아를 위해 낙태를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요.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제반 여건의 마련을 정부와 사회에 목소리 높여 주장하십시요.
그것이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여러분들의 선배들이 거쳐온 고통스러운 모습의 낙태 공화국에서 더 이상 살지 않는 방법입니다.
젊은이 그리고 여성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여성 단체 여러분!
2010년 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