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노블리스 오블리제

junihome 2010. 8. 23. 17:46

흔히 사회 경제적으로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한에 걸맞게 의무와 책임을 지는 것을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합니다.

미국의 빌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의 반을 내서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쓰자고 호소한다고 하더군요.

아시다피시 이런 측면에서 우리 사회는 너무도 미흡하기만 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으로 기부 행위 같은 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은 경제인들은 기부 행위로서 그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행사하면 되지만 의사나 법조인 등 돈으로서 기부 행위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좀더 중요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써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사는 비록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상충되더라도 의사의 본연의 모습에 걸맞게 행동하고 법조인이나 언론인들은 비록 욕을 들어 먹을 지 언정 옳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소신있게 자신의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점에서도 우리는 매우 미흡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낙태와 관련하여서든 존엄사와 관련하여서든 혹은 원칙에 입각한 진료 행위 혹은 사법권의 발동 행위를 통해서든 전문가 집단 혹은 권력 집단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결국 소금이 없는 바다가 썩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처럼 우리 사회는 결국 사회 구석 구석이 썩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럼으로 이제라도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소신있는 행동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충실히 완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사회로부터 누리는 권력과 이익 혹은 존경에 대한 당연한 의무일 것입니다.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부끄러움도 없이 그저 자신의 권한을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는데만 쓴다면 우리에게 밝은 미래란 없습니다.

너무도 비뚤어져 가는 사회를 보면서 한 그룹 내에서라도 자신의 책무를 제대로 지키려는 노력을 했다면 지금 우리가 이처럼 안타까운 지경은 되지 않았을 듯 싶습니다.

더 늦기 전에 너무 늦어서 썩어진 팔 다리를 자르고 생명을 잃기 전에 하루 빨리 제 자리로 찾아 가기를 바랍니다.

의료인이건 정부 당국자이건, 법조인이건 언론인이건, 지금 누리는 것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감내하기를 바랍니다.

저 자신도 썩어가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2010년 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