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낙태 논란에서 걷어내야 할 부분
junihome
2010. 8. 18. 17:47
첫째는 남녀 성대결 개념이다.
흔히 여성운동권자들이라고 하는 분들이 임신과 출산은 여성에 대한 속박이고 억압이라고 생각하고 낙태는 여성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평가하여 낙태를 그 본래의 의미로부터 많이 퇴색시키고 말았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낙태 문제를 자신들의 자유와 자기 결정권에 대한 침해냐 아니냐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낙태에 대하여 그런 부분이 없지 않더라도 그것은 아주 적은 부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낙태가 완전 자유화 되었다고 해서 그런 나라들이 모두 여권이 발달한 나라거나 혹은 여권이 떨어진 나라가 아니다.
물론 대체로는 낙태가 많은 국가는 여권이 낮은 국가들이다.
그점에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고.
둘째로 낙태 문제에 있어 접어두어야 할 점은 낙태는 여성이나 남성 등 개인만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임신과 출산 낙태가 모두 개인의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피상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일 개인의 에피소드로서의 낙태가 아니라 낙태 현상이라는 것은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이고 정치적 차원의 문제이다.
그래서 과거 우리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산아제한을 펼치던 시절의 낙태가 굉장한 숫자를 기록하였고 지금도 그런 상태인 것이다.
낙태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며 그래서 여성 단체들에서 낙태 근절을 위해서는 사회 인프라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며 우리 의사회도 궁극적으로는 그런 인프라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인하지 않는 것이다.
낙태 문제에 있어서 걷어내야 할 세번째는 낙태 문제를 생명 윤리냐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냐 하는 상당히 예민하고 철학적 혹은 종교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다.
낙태는 생명이 우선이냐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우선이냐 하는 것을 따질 만큼 한가로운 철학적 주제가 아니다.
당장 여성의 몸에 극심한 손실과 위험을 초래하고 그리고 사회의 윤리를 밑바닥까지 떨어뜨리는 일이다.
낙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철학적 문제보다 사실 의학적 문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낙태 문제에서는 종교인이나 여성 운동가들의 논란을 듣기에 앞서 의료인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것이 선행된 후에 철학적 차원에서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자기 결정권이냐 생명 존중이냐 하는 것을 따지는 것이 맞는 것이다.
사실 낙태 문제에 있어서는 여성과 의사 그리고 국가와 사회 등 많은 관련 집단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관계가 있다하더라도 누가 어떤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하고 있는지 하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중요한 논의나 관점은 배제되고 흡사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거나 억압하는 운동처럼 낙태 반대 혹은 낙태 찬성 운동이 흘러 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낙태에 대한 찬성이든 반대이든 주장을 하고자 하는 여성 혹은 남성 그리고 정치가들이나 소위 여권 운동가라고 하는 분들은 낙태 동영상부터 몇날 며칠이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그리고 가슴으로 느끼고 나서 낙태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진실부터 알고 난 후에 그 일이 나 한테서 일어 나는 일이다 하는 생각을 먼저 가지고 난 다음에 그리고 나서 낙태 문제에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2010년 5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