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대폭 허용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에게 묻습니다
제가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수련을 받던 무렵의 일입니다.
외과 병동에 말기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이던 환자가 입원해 있었습니다.
그 환자에게 유일한 희망은 간이식을 하는 것이지만 당시 뇌사가 인정되던 때가 아니었으므로 간이식은 불가능하였거 그 환자는 조만간 죽음을 맞이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회복 불가능한 간경화로 입원하여 있는 환자들을 드물지 않게 볼 때라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 환자는 곧 간이식을 받게 될 예정이라고 하여 많은 전공의와 교수님들이 걱정도 하고 그 환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였습니다.
한 이식 외과 교수님께서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의 간을 적출하여 그 간경화 환자에게 이식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뇌사를 인정하지 않던 당시 법에 따르면 심장이 뛰는 환자에게서 간을 적출한다는 것은 곧 살인죄를 저지른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교수님은 심장이 정지되기 전에 이식을 하지 않으면 환자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아시고 이식 수술 후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 가더라도 반드시 이식 분야를 정립시키겠다는 의지로 수술을 감행했습니다.
다행히 간이식을 받은 그 환자는 살아 났습니다.
그러나 법에 분명히 저촉이 됨에도 불구하고 그 교수님은 살인죄로 처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뇌사가 인정되어 이식 수술 분야가 활성화 된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낙태 시술이 현행법상 불법이며 이식 수술과 같은 사례라고 말하고자 해서는 아닙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 낙태 수술이 그렇게 이식 수술 분야와 같은 것으로 자리매김될 지 아니면 한 생명을 없애는 매우 잘못된 역사로 기록될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낙태가 자신의 소신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단체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왜 그렇게 당당하게 낙태를 옹호하면서 해 주겠다고 하는 의사가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무리 낙태가 자신의 소신이고 향후 낙태 시술이 정당화되더라도 이루어질지 아닐지도 모르는 당장의 법적 처벌이 두려워서인가요?
아니면 이식 수술과 다르게 낙태에 관해서는 태아의 생명을 빼앗으면서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 다른 생명이 아니고 그저 사회 경제적 안정을 얻고자 하는 여성일 뿐이기 때문인가요?
진실은 자신만 알겠지요.
여하튼 그렇게 낙태를 허용해 주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소신이라고 주장하는 의사들이 있다면 그 이식 교수님처럼 왜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구조 게시판에도 그런 글이 종종 올라오지만 지금도 낙태 아니면 자살을 택하겠다고 할 정도로 강력하게 낙태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산모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태아의 생명쯤은 없애도 좋은 것이라면 자신의 소신을 관철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낙태 수술을 감행하는 의사는 왜 안나타나는 것이냐 하는 이야기입니다.
낙태가 소신이라면 경제적으로 아무런 이득이 없다하더라도, 혹은 동료들의 비난이 거세더라도, 아니면 엄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나서는 사람이 단 한사람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낙태를 대폭 허용해 주어야 한다는 여성 단체에서도 그런 의사를 한명쯤이라도 확보하고 있어야 말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아무도 드러내 놓고 낙태 수술을 해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의사는 없습니다.
낙태의 의심으로 고발을 해도 낙태 금지는 헌법에 위배되는 기본권 침해이고 여성의 행복권 침해라고 항변하면서 헌법 소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그런 수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나는 낙태를 옹호하는 모든 의사들에게 진심으로 묻습니다.
낙태 시술은 당신의 진심어린 소신인게 확실합니까?
아니면 소신이 아니지만 경제적 이유나 기타 다른 사적 이유로 마지 못해 하는 시술입니까?
저는 이제는 낙태 반대가 제 소신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혹시 낙태가 완전 합법화 되고 낙태 시술을 거부하는 것은 진료 거부나 여성의 행복권 침해에 해당하여 법적 처벌을 받게 되고 의사 면허가 박탈된다해도 낙태 시술을 다시 할 생각이 없습니다,
내 소신을 지킴으로써 법적 처벌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진다 하더라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법이나 기타 다른 것이 어떻게 변하든 간에 낙태 시술은 그 자체로 여성과 태아에게 불행이라고 생각하기 떼문에 더 이상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소신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도의 희생과 불이익을 감수할 정도가 되면 당당하게 나서서 나는 낙태 반대다 혹은 낙태 찬성이라고 말하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비겁하게 다른 구실로 자신의 본심을 감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낙태가 소신인 분은 공개적으로 나서시기 바랍니다.
제가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제보나 모니터링을 통하여 알아낸 낙태 병원에게 산모를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진심으로 그렇게 낙태가 자신의 소신이고 어떤 불이익에도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행복 추구권을 지켜주기 위해 낙태를 도와 주겠다고 나설 용기가 있으신 분이라면 낙태 시술을 원하는 산모에게, 낙태를 하지 못하면 자살이라도 하겠다는 산모들에게 선생님 병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비록 저와 낙태에 관하여 입장이 다르고 여성의 행복을 지켜주고자 하는 방법도 다르다 하더라도 자신의 소신을 위해 무한한 희생을 감수하기로 하는 선생님들께는 존경을 보내드리겠습니다.
2010년 4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