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낙태 하지 마세요.

junihome 2010. 8. 6. 13:28

내 막내딸은 위로 대학 4학년 큰 언니가 있고 바로 위로 대학 2학년의 오빠가 있다.

올해 중학교 1학년 들어 갔으니 오빠와는 7살 차이가 난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었고 경제적으로 그리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막내의 출산은 사실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딱히 종교적 신념이 없는 나와 아내에게 막내딸을 임신한 것은 당항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여하튼 출산을 하게 되었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낙태가 가진 문제를 마음으로 절절히 느끼던 것은 아니었고 그저 아내에게 죄짓는 일인 것 같아 그대로 낳기로 결정했을 뿐이다.

그 막내는 지금은 중학생으로 그다지 귀여운 짓을 할 나이는 지났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잘 결정한 몇 안되는 일 중의 하나이다.

막내를 낳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나는 셋째까지 낳는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런 곤궁한 살림을 피하기 위하여 낙태 수술이라도 불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주변에 호소하고 다녔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깨닫고 내가 느꼈던 기쁨을 주변 사람들도 느낄 수 있도록,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으로 오히려 더 슬픈 길로 가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출산과 낙태란 그런 것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 경험한 사람의 기쁨을, 혹은 슬픔을 도저히 짐작할 수 없다는 것.

그러므로 이왕이면 낙태를 경험해 보기 보다는 좀 어려운 여정이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출산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조언하는 것이다.

아이를 낳은 부모로서 자신의 자식이 정말 원망 스럽지 않다면 둘이던 셋이던 더 낳는다고 해서 더 괴롭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없어서 얼마나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꾸려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아이를 낳음으로써 얼마나 경제적으로 궁핍한 삶을 꾸려가게 될지 모르지만 아이는 그리고 생명이란 돈과 맞바꾸거나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하찮은 것이 아니다.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을 택함으로써 자신의 자식으로 하여 괴로운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그보다는 수백배 수천배 많은 사람들이 아니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자식으로 하여 살아 있음의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도 이 세상에 태어난 기회를 준 부모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질 것이다.

불효의 자식인 내가 내 부모님께 가진 마음처럼, 아빠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 내 딸이 그런 것처럼.....

 

2010년 4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