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는 또 다른 새로운 문제의 시작
오늘 청소년 임신과 낙태에 관한 국회 토론회를 갔다 왔습니다.
발제자 및 토론자 그리고 질문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서 모든 국민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숩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일선에서 낙태와 분만을 20년 동안 해 오던 의사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청소년 임신이 바람직한 것이냐 아니냐 하는 점에서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쨌든 임신한 청소년에게 있어서 혹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에게 있어서 무엇이 최선이고 무엇이 최악이냐 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계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흔히 원치 않는 임신의 경우 낙태를 하면 임신 전의 원래 상태로 돌아 가고 출산을 하면 굉장히 많은 짐을 져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낙태를 한다고 해서 임신 전의 상태로 그대로 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낙태를 함으로써 그 여성에게는 전혀 새로운 문제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어느 정도 무게의 돌덩어리가 출산이라면 낙태는 비록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감당하기 쉽지 않은 아주 무거운 돌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출산이라는 돌은 어느 정도는 사회와 국가가 함깨 고민하고 부담을 나누어 질 여지가 있지만 낙태에 관한한 거의 전적으로 그 부담을 혼자 져야 합니다.
경제적이든 육체적이든 혹은 정신적인 것이든 낙태로 인한 부담은 여성 혼자서 져 왔고 앞으로도 이는 그리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겉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원치 않는 임신에서 낙태가 최선의 해결책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낙태는 태아를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여성 자신을 위해서도 최선의 선택이 아닙니다.
낙태는 모두에게 최악의 선택이며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후유증을 남기는 선택입니다.
잊지 마십시요,
출산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담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낙태로 인한 부담과 후유증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요.
그리고 낙태를 한다고 해서 임신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마십시요.
원치 않는 임신에서 출산의 부담이 너무 버거워 낙태를 선택한다는 것은 늑대를 피해 호랑이 굴로 들어 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게 한데 있어서 일선의 의사로서 가슴 깊이 반성하며 지금이라도 청소년 미혼 여성을 포함하여 모든 여성들이 낙태라는 불행한 선택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있어 출산이라는 짐도 감당이 쉽지 않고 무거운 짐이기는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들면 못 들 짐이 아닙니다.
그러나 낙태라는 짐은 누구도 대신 져주기 어려운 것이고 출산으로 감당해야 하는 부담에 비하여 결코 적지 않은 짐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낙태를 하는 것은 임신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다 잊고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는 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출발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소위 여성 학자들이나 정치가들의 수사가 아니라 수십년간 수많은 낙태 산모를 만나서 얻은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반성이며 여성을 사랑하고 여성 환자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어서 산부인과를 택한 의사의 고백입니다.
2010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