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우리는 지금 사막으로 간다
junihome
2010. 8. 2. 18:48
나무에는 푸른 잎이 달리지 않고
가지는 더 이상 뻗지 않는다
뿌리는 메말랐으며
열매라는 단어는 잊은지 오래다
하늘에는 냉정한 태양이 이글거리고
들판에는 습기없는 모래바람 뿐이다
누구도 씨앗을 뿌리지 않으며
어디서도 물은 흐르지 않는다
새들의 지저귐은 사라졌고
들판을 뛰노는 동물도 없다
가시돋은 선인장과
독침으로 무장한 전갈만이 사는 곳
서로가 서로를 찔러 상처만을 남기는 그런
불임의 땅
그렇게 우리는 누구도 살기 힘든 거치른 들판
낙태라는 이름의 사막으로 간다
2010년 3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