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컬럼

낙태 공화국에서의 피해자와 수혜자

junihome 2010. 7. 29. 11:54

비록 부정확한 통계로 상당히 적게 평가된 수치라고 짐작되기는 하지만 연간 34만건의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이런 것으로 하여 누가 제일 큰 피해자이고 또 수혜자는 누구일까 생각을 해 본다.

낙태는 누구나 인정하다시피 여성으로서 결코 그것을 원해서가 아니라 피임에 실패하여 혹은 도저히 출산할 만한 환경이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선택하게 된 것이다.

 

첫째로 가장 큰 피해자는 임신한 여성 자신

낙태로 격게 되는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도 적지 않지만  이렇게 낙태로 내몰리는 상황에 대한 개선이 없을 경우 여성들은 계속 출산할만하지 않은 사회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까봐 전전 긍긍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임신은 축복이 아니라 무거운 짐이 될 것이며  출산에 따르는 모든 책임과 의무를 전적으로 혼자서 감당하면서 살아 가야 할 것이기 때문에 매우 많은 경우들에서 출산할 것이냐 낙태 할 것이냐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는 고민조차 없이 당연히 낙태를 하도록 배우자 남성이나 주변 가족 그리고 육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정부와 사회로부터 강요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낙태 수술이 지금처럼 방치되는 환경에서는 여성이 일차적이고 가장 큰 피해자이다.

 

이차적인 피해자는 낙태 수술을 돕는 산부인과 의사

낙태를 좋아서 하는 의사는 없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수술을 해 주는 것일까?

경제적 이유? 개인적인 소신? 혹은 일선에서 여성의 간절한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운 의사로서의 마음?

어떤 것이든 중요하지 않다.

여하튼 이런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낙태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싶지 않은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지금보는 대로 의료 환경은 비뚤어질대로 비뚤어져서 정상적이고 원칙적인 진료를 통한 수입은 보전되지 못하고 각종의 불법적 비정상적 의료 행위는 난무하게 된다.

때때로는 범법자로 처벌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직접 수술을 해 주면서 낙태 수술이 과연 어떤 것인지 잘 아는 당사자로서 산모들이 보지 않는 참담한 현장을 보는 괴로움도 겪어야 한다.

따라서 낙태 수술로 인한 이차적 피해자는 산부인과 의사이다.

 

그 다음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은 기족을 포함하여 사회 전체

낙태 수술을 생명권이 우선이냐 여성의 행복 추구권이 우선이냐 하는 끊임없는 논쟁에서 보다시피 지금 우리 사회는 개인의 행복과 안위를 위해서라면 태아도 포함하여 다른 이들의 피해--그것이 생명이라 하더라도--는 외면하고 마는 풍조가 널리 펴졌다.

이로 하여 사회의 윤리는 땅에 떨어지고 미혼모,  다산의 기혼모,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 장애를 가진 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매우 미흡하기 짝이 없다.

따라서 사회 모두가 낙태 수술로 인한 혹은 무분별한 낙태이 초래된 인식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말도 있다시피 이렇게 살기 험악한 세상을 만드는데 낙태 수술이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기 어렵지 않은 사실이다.

 

수혜자는 정부

그렇다면 낙태 수술이 이렇게 범람할 정도가 된다면 누군가는 그 반대 급부로 이득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부이다.

여성이 자신의 태아를 포기하는 낙태를 함으로써 정부는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사회 경제적 비용을 지지 않아도 된다.

미혼모나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할 필요가 없다.

임신한 여성이 낙태를 해 준다면 비록 국가의 저출산이라는 문제에 도움이 안 될 수 있으나 낙태와 저출산을 직접 연관짓지 말라는 여성계등 사회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비난은 받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지금 그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매우 편안한 길이며 그렇지 않고 낙태를 줄이기 위한 쪽으로 방향을 정하게 되면 상당한 양의 땀을 흘려야  한다.

경제적 지원을 얻어 내기 위하여 담당 공무원들은 국민들에게 그리고 타 부처 당국자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며 다소 첨예한 논쟁의 영역에서는 일부의 비난을 받게 될 수도 있어서 자신의 자리 보전마저 위협 받을 수도 있다.

 

이제라도 정부 당국자는 충실한 심부름 꾼의 자리로 돌아 가야

나는 낙태 수술로 하여 여성, 산부인과 의사, 사회 일반,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런 대립각과 책임 방기는 궁극적으로는 정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며 정부 공무원들은 여성과 산부인과 의사를 포함하여 사회 전체를 보호하고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심부름 꾼으로서 역할을 부여 받은 사람들이다.

이제라도 정부 당국자들이 모든 임신한 여성의 처우 개선과 의료 환경의 개선을 위해서 본래의 심부름꾼으로 자리로 돌아가서 충실히 자신의 역할을 맡아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임신한 여성들을 더 이상 낙태로 내 몰지 말고 그들을 위해 총력을 다해 경제적 제도적 지원을 쏫아 부으라는 이야기이다.

더 이상은 낙태를 위해 수술대에 오르는 여성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2010년 2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