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수술이 소신이라는 산부인과 의사들께 드리는 글
낙태근절운동에 반대하시는 산부인과 의사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낙태에 대하여 자신의 소신이라고 말하면서 당신의 딸이 미혼모가 되어도 낙태를 반대할 것이냐고 제게 묻고는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딸이 미혼모가 된다면 아버지로서 매우 괴로울 것 같고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아마도 낙태에 대한 유혹에도 빠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말 그런 상황이 생기면 제 딸이 출산하도록 하고 다만 미혼모로 손가락질 받지 않고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키울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의사로서라면 말할 것도 없이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미혼모의 아버지로서 혹은 아기를 낳기 어려워서 낙태의 유혹에 빠지는 산모와 가족들로서 낙태를 생각할 때 모든 사람이 낙태하도록 권하는 것이 저는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낙태 하지 말고 출산하는 방향으로 한번 더 생각하도록 설득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낙태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잘못된 편견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나가도록 그래서 낙태가 없어지도록 촉구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사들이 바로 그렇게 어떤 경우의 생명이든 생명을 지키도록 임무를 부여 받은 전문가들입니다.
여하튼 저는 그렇게 소신이라고 하면서 낙태 근절에 반대하시는 산부인과 의사 분들께 여쭙습니다.
정말 자신의 소신이 그렇고 법이 잘못된 것이라면 "나는 낙태 시술을 해 주겠다. 모두 나에게 수술할 사람을 보내라. 그래서 불법으로 처벌을 받는다면 달게 감수하고 법이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헌법 소원이라도 내서 법 개정을 주장하겠다." 고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면서 낙태가 자신의 소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경제적 이유로 낙태하는 것을 호도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씀드립니다.
저는 불과 수개월 전까지 낙태 수술을 하였음을 자백하였고 고발이 될 시 법정에서 제 잘못을 시인하겠습니다.
제가 낙태 시술을 한 것은 일선에서 산모의 요구를 뿌리치기 어려운 점도 없지 않았지만 제일 큰 원인은 낙태 시술로 인한 수입이 커서 어려운 병원 운영에 보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코 낙태가 바람직한 것이고 지금 이대로의 낙태 현실이 방치해도 좋은 것이라고 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이제라도 그런 것을 반성하면서 법적 처벌이 있을 경우 기꺼이 받겠습니다.
그렇게 낙태 근절에 대하여 저희와는 다르게 반대 소신이 있으신 산부인과 선생님이 계시다면 당당히 나서서 주장하시기 바랍니다.
법이 잘못되었지만 처벌을 받기를 감수하고 나설 정도의 용기가 없어서 인지 아니면 낙태가 불법이고 잘못인 줄 알지만 경영이라는 자신의 개인적인 사심 때문에 법을 어긴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서 인지 묻고 싶습니다.
최소한 처벌을 받을 각오를 하고 낙태 근절 운동에 뛰어든 저희를 매도하시고 비난하시려면 그런 정도의 용기와 소신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저희와 저희의 운동을 비난하기만 급급합니다.
스스로 너무도 비굴하다고 생각지는 않으신지......
2010년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