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09 - 뉴스 제목 만들기 (Fict?)
뉴스의 제목을 알기 쉽게 만드는 것은 언론의 책임입니다. 기사를 다 읽지 않더라도 뉴스의 핵심은 제목으로 금방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핫 뉴스 제목을 '뽑는' 방식을 보면서 "아하, 사실을 전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특정 사건에 관한 개인적인 지지나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라 언론의 태도에 관한 것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습니다. 이 뉴스의 핵심은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하는가, 무죄를 선고하는가입니다. 따라서 판결 후에 기자들이 기사 제목을 쓴다면, '유죄' 또는 '무죄'가 제목의 핵심 글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재판 결과를 뉴스를 통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1차적 관심사는 '유죄'인가, '무죄'인가일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뉴스 제목이 나올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하지 않았겠습니까?
[캡처 자료는 인터넷 다른 글에서 다시 캡처한 것임]
그런데 뉴스 제목이 다양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신문이나 방송과는 색다른 표현을 쓰고자 하는 독창성이나 창의성 때문이 아니라 뉴스의 핵심을 상당 부분 가리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사실(Fact)을 다큐멘타리 형식으로 재연한 글이나 영상을 일컫는 새로운 용어가 있습니다. 팩션(Faction).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이지요. 논픽션(Nonfiction)에서 볼 수 있는 실제 사건의 모습이나 실제 인물의 모습은 볼 수 없으나 사건의 실제를 거의 있었던 것과 비슷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팩션이라고 합니다.
그와는 반대로 사실을 전하고 있기는 한데 전달자의 의도대로 사건의 본질을 휘발시키는 형식의 글이나 영상을 일컫는 새 용어를 제가 하나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의 합성 순서를 바꾸어서 픽션(Fiction)과 팩트(Fact)의 합성어로 픽트(Fict)라는 단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기자가 생각하는 구조에 사실의 요소들을 여기저기 배치하여 만든 글이나 영상을 그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모두 같은 날짜의 인터넷 뉴스 제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