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이야기

2005년 원자폭탄과 줄기세포

junihome 2009. 8. 28. 00:23

* 4년 전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 후 황우석 사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05년 6월 2일

인터넷 토론방에서 글 하나를 발견해서 옮깁니다.
원자폭탄과 줄기세포를 비교했는데, 원자폭탄은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배아복제와 관련된 '생명의 정의 변혁'은 제어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무섭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 이 글이 얼마나 많은 댓글로 융단폭격을 받았겠는지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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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과 줄기세포


원자폭탄의 기본 원리인 질량과 에너지 상관관계식을 인류 최초로 제시한 것은 아인슈타인입니다. 그래서, 흔히 원자폭탄하면 아인슈타인이 떠오릅니다.

하나, 원자폭탄의 직접적인 열쇠를 제공한 것은 아인슈타인이 아닙니다.


1. 원자폭탄의 열쇠.

1930년 대, 원자핵 관련 과학 분야는 질풍노도의 시대였습니다. 1932년 채드윅의 중성자 발견 때문이었지요.

중성자는 전자나 양성자와 달리 전하(프러스 혹은 마이너스)가 없습니다. 따라서, 중성자는 프러스 전하를 갖고 있는 원자핵에 접근가능합니다. 이것은 중성자를 원자핵과 충돌시켜 핵변환을 일으키는 실험이 가능해 졌다는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은 핵변환 연구에 뛰어 듭니다. 그 중, 베를린 연구팀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리제 마이트너(물리학자), 오토 한(방사화학자), 쉬트라스만(분석화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었지요.

그들은 당시엔 이해하기 힘든 괴이한 현상을 발견합니다. 우라늄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라듐이 생성되리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바륨이 생성된 것이지요. 그들은 생성물에 대한 편견없는 분석에 집중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우라늄이 중성자와 충돌하면 바륨과 크립톤으로 분열된 뒤 두세 개의 중성자를 방출하고, 또한 심한 질량 결손에 의해서 막대한 에너지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이것은 바로 원자탄 제조의 열쇠였습니다.


그들의 연구결과는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던 과학잡지인 "네이쳐"지에 발표되고, 센세이션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원자핵과 관련된 과학자들은 그것을 응용할 연구에 집중하게 됩니다.


2. 과학자는 오용의 가능성을 모른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멋드러진 발언을 합니다.

"우리 과학자들은 이제 무엇을 할것입니까? 과학은 정치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진리와 평화를 위해 쓰여져야 할 과학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것을 그냥 앉아서 보고만 있어서 되겠습니까?"

하나, 아인슈타인은 그 발언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베른린 연구팀의 결론을 발빠르게 이해하고, 루즈벨트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것은 핵폭탄 제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글이었습니다.

그것에 의해, 원자폭탄제조 계획인 맨하튼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그로부터 불과 6년 후,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의 선량한 시민들은 무차별적인 학살을 당합니다. 전쟁에 나간 군인도 아닌데 말이죠.

아인슈타인은 그후 편지썼던 행위에 대해 반성했다고 전해집니다. 하나. 그렇다고 이미 죽은 시민은 돌아올 수 없습니다.


과학자는 돈을 받아 목적의식적인 연구를 하건, 지적호기심에 의존해 연구하건, 핵에너지의 활용을 통해 인류복지에 이바지 할 것이란 의미심장한 목적으로 연구하건, 자신의 발견과 발명이 오용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하기 바쁜데 그것까지 생각하면 머리 복잡해져서 연구 안되겠지요.


3. 인간복제의 열쇠.

1933년, 원자핵의 존재를 인류 최초로 발견했던 러더퍼드는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합니다. "우리 시대에 원자에너지를 산업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은 요원하다"라고.

그의 예상은 철저히 빗나갑니다. 산업적으로 이용될 뿐더러, 참혹한 살상을 불러일으키는 전쟁의 도구로 현실화 되었으니 말입니다.


2003년, 생명공학의 거두인, 피츠버그 대학의 새턴 교수는 "사이언스"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발언합니다. "‘영장류 체세포 복제는 불가능하다’라고.

그의 예상은 또한 철저히 빗나갑니다. 바로 황우석 연구팀에 의해서 말이죠.


원자폭탄의 직접적 열쇠를 제공했던 것은 베를린 연구팀입니다. 또한, 사실상 인간복제의 열쇠를 제공한 것은 황우석 연구팀입니다.

베를린 연구팀은 자신들의 연구 성과가 히로시마와 나가사끼 시민을 처참한 죽음으로 몰아 넣는 것으로 오용될 지 꿈에도 몰랐을 것입니다.

황우석 연구팀 역시, 자신들의 선량한 목적과는 달리 인간복제로 이어지는 처참한 오용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할 것입니다.


4. 지구상 얼마 안되는 사람들에게 사용될지도 모른다.

황우석 연구팀의 논문이 게재된 사이언스 편집장 도널드 케네디는, 다음과 같은 평가를 합니다.

"지구상의 얼마 안 되는 사람들에게나 사용될지 모르는 하나의 재미있는 이론적 가능성"

이 발언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백혈병 환자들은 2-3년전, 다국적 기업인 노바티스사를 대상으로 강력한 시위를 했습니다. 이유는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 때문입니다. "글리벡"은 가격이 비쌉니다. 한 알이 2만원 대입니다. 일년간 복용하면 수천만원입니다. 그걸 몇년 지속해 먹다보면 집안이 망합니다.

상당수 백혈병 환자는 글리벡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돈이 없어 복용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설사, 황우석 연구팀이 휼륭한 결과를 얻더라도, 그것에 혜택받는 사람은 지구상에 얼마 안되는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그것도 재미있는 이론적 가능성 단계이기도 합니다만.). 당연하지요. 그간 들어간 연구개발비를 뽑으려면, 무척 비싼 가격이 형성될 것이 뻔합니다.


5. 원자폭탄에서 교훈을 얻자.

과학 성과의 오용 가능성을 감시할 권리는 시민에게 있습니다. 왜냐면, 오용의 폐해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베를린연구팀은 순수하게 핵변환 현상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했습니다. 하나, 시민에 의한 오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없었던 당시, 그들의 연구는 인류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원자폭탄이란 결과로 현실화됐습니다.

황우석 연구팀은 순수하게 난치병 환자의 치료란 목적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하나, 오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확고하게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그들의 연구 성과는 생명의 존엄성을 치명적으로 위협할런지 모릅니다.


한국 사회는 박주영이 출현하면 오로지 몰빵, 배용준이 출현하면 역시 오로지 배용준 만세, 그리고 황우석이 출현하니 오로지 몰빵 만만세입니다. 그래선지, 만세를 외치지 않는 다른 견해는 쉽게 묻히고 맙니다.

이런 분위기는 결코 정상적이지 않습니다.